경화 교가에 감춰진 코드의 마지막회입니다.
오늘은 김영필 교장님의 생과 작사한 교가 가사에 담겨 있는 교육이념을 조명해 봅니다.
교육사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광복 직후의 좌우로 나누어져 있던 현실을 감안하여 교육이념으로 칭합니다.
■ 김영필 교장님은 명동 출신으로 진해가 배출한 초등교육계의 거목이었습니다.
진해에서 근무하였던 기간은 1년 6개월로 짧았지만 분교장 2교 및 본교 1교 독립 개교 등의 굵직한 족적과 넓은 그늘을 남기셨습니다.
먼저 교장님의 교육사적 발자취를 찾아봅니다.1
- 1903년 10월 5일 경남 창원군 웅천면 명동리 출생
- 1920년 경남사범학교 졸업
- 1924년 신방공립보통학교(1926년 신방보통학교 교명 변경) 훈도
- 1925년 제2종교원검정시험 합격
- 1932년 하남보통학교 교감
- 1933년 제1종 교원검정시험 합격
- 1939년 합천제이심상소학교 교장
- 1945년 진해덕산국민학교 교장, 1946년 진해경화국민학교 교장
- 1947년 부산부민국민학교 교장, 1948년 부산남일국민학교 교장(1950년 6월 25일 사망)
■ 김영필님의 작사에 담긴 시대정신과 비교해 보기 위하여 김달진님이 작사한 교가들을 먼저 살펴봅니다.
◇ 웅동초등학교
마봉산 뒤에 솟아 정기 넘쳐 흐르고 용추문 앞을 돌아 빛나는 바다 물
그 안에 터를 닦아 아늑한 그 한 집 은가지 어린 꿈들 별들이 빛난다
하고한 빛이 서렸다 힘과 사랑 자란다
우리들의 자랑 웅동초등교 웅동 웅동초등학교
◇ 진해남산초등학교
천자봉 아침해는 우리 빛이요 앞바다 저 노을 우리 얼이다
우거진 숲동산은 우리 집인데 높고 큰뜻을 품은 우리 자란다
형이야 아우야 함께 배우고 누나야 동생아 즐겁게 놀자
파릇파릇 새싹이 자라나는 집 방실방실 꽃망울 피어나는 집
아이 집 우리 집 남산초등학교야
◇ 웅동중학교
아침해 솟아 금수 빛나고 저녁달 밝아 병해 뛰논다
눈부신 슬기 오랜 전통을 북돋아 이어 자라나나니
우리의 의요 우리의 희망 진리의 전당 웅동중학교
길이 빛나라 웅동중학교
◇ 진해중학교
진해양 터인 가슴 빛나 뛰놀고 장복산 푸른 정기 굽이쳐 흘러
우리의 성태 담아 우러 높은 집 하고한 빛이 서려 거기 넘치네
진해중학 진해중학 우리 배곳 이름아
빛나라 길이 길이 빛나라 뻗어라 멀리 멀리 뻗어라
◇ 진해여자중학교
삼천리 이 강산에 꽃을 피우려 여좌들에 아늑히 자리잡으니
그 모습 거룩하다 우리 집 있네 장복산 높았고 진해안 빛났다
자유와 평화의 우리 꽃동산 예지의 높은 전당 우리 학교야
길이길이 빛나라 진해여자중학교
◇ 진해남중학교
남국의 맑은 하늘 천년의 항도 장복산 푸른 줄기 뻗어 나린 곳
눈서리 바람 달빛 굽히지 않는 우리의 굳센 얼이 거기 자란다
빛나라 진해남중 그이름 남중 우리는 자란다
남중 속에서 남중 속에서 자란다
짙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애향, 애교, 애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어서 김영필 교장님이 작사한 3교 교가에 담긴 시대정신을 살펴보겠습니다.
경화초등학교 교가가 왜 교장님의 작사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 경화초등학교
아세아 동반도 금수강산에 대대로 이어 사는 성손 삼천만
빛나게 하려고 배우는 우리 내일의 일꾼이 분명하구나
경화 경화 경화의 동무
◇ 부산부민초등학교
금수강산 삼천리에 영기 뭉치고 태평양의 서기로 나 모인 곳에
거룩하게 이루어진 우리의 학원 영원히 우리나라 빛이 되도다
성스럽다 그의 이름 부산부민교 충실히 자라나자 영원한 우리들
◇ 부산남일국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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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학교가 광일초등학교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이전 국민학교 교명으로 적었습니다.
삼천리의 정기 뭉친 복병산 아래 동아관문 부산만의 힘을 받아서
성스럽게 이루아진 부산남일교 단군선손 씩씩하게 자라나도다
남일의 어린이는 대한의 기둥 이어 받은 배달정신 굳게 가지세
강한 힘을 바탕으로 애국, 애족의 국가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세아 동반도, 금수강산, 성손, 선손, 삼천만, 삼천리, 동아관문 대한, 배달정신, 우리와 같은 낱말에서 일제강점기의 치욕을 결코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강국을 염원하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김영필(金榮弼)교장님의 교육이념은 그 분의 말에서 정리가 됩니다.
반드시 좋은 때가 온다. 일제는 기필코 망한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실망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라
혹자는 인터넷의 글에서 경화초등학교 교가를 대한민국 교가라고 폄하하기도 하고, 가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개사까지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교가 제정 당시의 시대상황과 작가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오류로 생각합니다. 1940년대의 삼천만이나 2000년대의 육천만이나 전 국민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동문들은 결코 없기 때문에 다른 학교의 경우에도 교장님이 작사한 교가를 자랑스럽게 부르며 지금껏 보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 1946년 11월 1일 개교한 부산의 동아대학교 교가를 펼쳐봅니다.
「아세아 동반도 구덕산 기슭에 자유의 문을 열어 올바른 얼로」
정재환 작사, 이상근 작곡으로 언제 제정이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작곡가 이상근님이 연결 고리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김영필 코드를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 시간의 흐름으로 볼 때 김영필 교장님이 부산으로 전근한 1947년 3월 이후 아직 교가가 제작되지 않았던 동아대학교(동아학숙)에서 정재환님(동아대학교 소속이었을 수도 있음)에게 교가 작사를 의뢰합니다. 정재환님은 여러 경로를 통해 김영필님을 만나게 되고(구면이었을 수도 있음) 그 자리에서 작곡가 이상근님을 소개하면서 동아대학교의 교가가 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웅천초등학교와 명동분교장의 교가에는 작사자와 작곡가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꼭 찾아내어 복원해야 할 과제라는 언급을 끝으로 경화 교가와 관련한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 (출처) 박건춘. 진해덕산70년사 p.23. 덕산초등학교. (출전) ‘시들지 않는 민들레(얼과 알. 2001년) p.17’ : 부 김영필과 모 손옥화의 7남매 중 2녀로 1927. 8.30. 창원군 웅천면 명동리에서 출생한 김정남의 자전적 에세이집으로 광복 전후의 부친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기억을 담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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